연두색 번호판 다는 ‘법인차’…제네시스·람보르기니·벤츠 어쩌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빠 찬스로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원 장관은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해 배우자에 자녀까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 장관은 “이제 ‘법인차 전용번호판’이 도입되면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게 된다”며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법인 리스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원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무늬만 법인차’를 방지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로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며 연두색 번호판이 바로 그 것이라고 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운행 차량으로 등록돼 있는 승용차는 2151만5423대다. 이중 개인 구매 비중이 87.2%(1875만7956대), 법인 구매가 12.8%(275만 7467대)로 나타났다.

법인차 운행 비율은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었다. 6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에서 법인차 운행 비율이 가장 높은 차는 제네시스 G80(32.4%)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운행되는 G80은 28만2120대 중 9만1373대가 법인차로 운행됐다. G80 10대 중 3대 이상이 법인차인 셈이다. 벤츠 E클래스(24.3%)와 아우디 A6(19.9%)가 뒤를 이었다.

1억원 이상 2억원 이하에서도 제네시스가 인기였다. 이 가격대에선 제네시스 G90 법인차 운행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G90은 전체 운행 대수 5만7113대의 72.0%(4만1144대)가 법인차로 운행되고 있다. 벤츠 S클래스(51.0%), 벤츠 GLE(49.7%) 등도 높은 법인차 비율을 보였다.

2억원 이상 3억원 이하에선 벤츠 마이바흐-S클래스의 법인차 비율이 높았다. 이 차는 전체 운행 중인 5967대 중 76.7%에 해당하는 4577대가 법인차였다. 벤츠 G클래스(70.6%), 랜드로버 레인지로버(50.7%) 등도 높은 법인차 비율을 보였다.

3억원 이상 초고가 차량 중에선 람보르기니 우르스 법인차 비율이 가장 높았다. 우르스는 전체 운행 대수(928대) 중 85.9%에 해당하는 797대가 법인차로 운행되고 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78.0%), 벤틀리 벤테이가(75.4%) 등이 뒤를 이었다.

슈퍼카 브랜드 중에선 람보르기니의 법인차 비중이 80.7%로 가장 높았다. 맥라렌(79.2%), 페라리(70.3%)도 법인차 운행 비율이 전체 운행 대수의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하기로 했다.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법인차를 전용 번호판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으면, 사적 사용을 자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이 도입된다면 누구나 이것이 법인차라고 쉽게 식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일종의 명찰 효과가 생겨서 사적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량 번호판 색깔을 의식해 고급차량 구급을 중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나 같은 특권층이 연두색 번호판을 정착한다는 잘못된 시각을 줄 수 있어서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적용 대상은 공공 분야에서 관용차와 공공기관이 구매·리스한 승용차 등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법인이 구매하거나 리스한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되지만, 대여사업용으로 구매한 렌터카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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