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로봇 직원’ 무장한 쿠팡 대구센터…제주까지 로켓배송

지난 3일 쿠팡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로봇 설비가 갖춰진 대구 풀필먼트센터를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쿠팡이 물류센터를 외부에 공개한 건 처음이다. 그동안은 언론의 취재 요청에 “기업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연면적 33만㎡, 축구장 46개 규모(지하 2층~지상 10층)의 대구풀필센터에는 3200억원이 투자됐다. 이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만도 2500여명에 달한다.

대구풀필센터 상품 창고에 들어서니, 무인운반로봇(AGV) 수백대가 바닥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를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온라인상 고객 주문을 로봇이 인식해 해당 상품이 실린 선반을 찾아 작업자 쪽으로 가져다주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회사 쪽은 “24시간 똑같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동화 공정은 사람이 직접 창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품을 찾아 분류하던 다른 쿠팡 물류센터의 방식과 180도 달랐다.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 등에선 쿠팡이 하루 수만명 단기 노동자를 고용해 냉난방이 되지 않는 창고에서 고강도 분류작업을 시키는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에선 “쿠팡이 많은 물류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동화 설비를 갖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센터에서 다양한 자동화 설비를 시험한 뒤 전국 물류센터로 확대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인 물류망 확대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의 영향력은 더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준공 예정인 광주 첨단 물류센터까지 가동되면, 경기도 용인과 인천 등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쿠팡 물류벨트의 큰 축이 완성된다. 쿠팡은 전국을 익일배송권에 둔다는 목표로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여개 넘는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6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온라인 소비 빈도가 낮은 강원도와 산간 오지를 제외하면, 우리 국민 70%가 쿠팡 배송센터 10㎞ 이내에 거주할 정도로 이 업체의 전국 물류 인프라가 촘촘해진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 수가 18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등을 종합한 쿠팡의 지난해 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섰고, 2025년 전후 독과점 지위에 준하는 30%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글·사진 옥기원 기자 [email protected]

About the author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Would you like to receive notifications on latest updates? No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