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주머니 가벼워진 시대… 소형 SUV가 쏟아진다

그동안 주춤했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격전이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준비한 굵직한 선수들이 이미 등장했거나 출격을 대기 중이다. 경기침체·고금리로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지는데 여전히 SUV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또 다른 ‘마이너리그’ 픽업트럭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한국에서 소형 SUV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 판매량 ‘톱10’에 포함된 SUV 4종(1위 쏘렌토, 4위 카니발, 5위 스포티지, 7위 펠리세이드)은 전부 준중형급 이상이다. 소형 SUV 중에서는 기아 셀토스(4만2983대)가 12위에 이름을 올린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완성차 업체들이 소형 SUV를 쏟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참전한 건 현대자동차다. 지난달 17일 올해 처음으로 신형 코나를 출시했다. 5년 7개월 만에 내놓은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올해 한국 판매 목표는 3만7000대로 잡았다.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말에 출시한 XM3 E-테크 하이브리드차량은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BMW코리아는 오는 4월에 전기차 iX1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사전계약을 받는 중이다. 한국GM은 올해 상반기에 쉐보레 트랙스 2세대를 출시한다. 가격이 2000만원 후반대에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GM은 트랙스보다 한 체급 높지만 여전히 소형 SUV로 분류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도 올해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출시하는 소형 SUV들은 기존 모델에 비해 몸집을 키운 게 공통점이다.

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와 고금리로 인해 실속을 갖춘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 자리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가장 비싼 소비재인 자동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경기 흐름과 동행한다. 신차 구입 대출 이자까지 치솟으면서 저렴한 차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픽업트럭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픽업트럭은 그동안 한국에서 ‘짐차’ 취급을 받으며 존재감을 갖지 못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 가운데 픽업트럭의 비중은 1.74%에 불과하다. 이 작은 리그에서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지난해 판매량 점유율 85.5%로 독점하다시피 했다.

쌍용차에 큰 격차로 뒤지던 2위 한국GM은 지난 7일 한국에 픽업·SUV 전문브랜드 GMC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첫 출격 모델은 대형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다. 6.2ℓ V8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로 최고 출력 420마력의 성능을 갖췄다. 미국 포드는 오는 3월 픽업트럭 레인저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내년 말에 신형 픽업트럭 양산을 시작하며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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