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시 움직인다” 고개 드는 韓경제 낙관론

올해 한국 경제에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불과 1개월 전 0%대 성장을 점치는 기관도 있었지만 지금은 1%대 후반 성장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 등이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1.8%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낮췄지만 하반기를 2.1%에서 2.4%로 올리며 연간 수치를 유지했다.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내려 잡을 것이란 일각의 예측은 빗나갔다. KDI가 제시한 1.8%는 정부(1.6%), 한국은행·IMF(1.7%) 등 주요기관 전망치보다 높고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가 1.7%마저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KDI도 수치를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KDI는 1.8%를 유지한 핵심 이유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코로나19(COVID-19) 감염 확산으로 경제가 위축돼 한국 경제도 어려움을 겪지만 하반기엔 중국 경제 반등으로 우리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반등 요인은 중국 경제”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유수 기관에서 낙관론 견해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며 “세계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특히 우리가 교역을 많이 하고 있는 중국의 회복세가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IMF(국제통화기금)가 진단하는 것이며 또 IMF 수석부총재도 와서 얘기한 것으로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도 그런 궤를 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고피나스 부총재는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추 부총리와 만나 “올해 세계 경제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예상보다 견조한 주요국의 내수와 중국 리오프닝, 온화한 유럽 날씨 등을 고려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지난해 10월 전망치 대비 0.2%포인트(p) 상향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 올해 1월 수출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오는 등 지표상으로 경기가 개선이 확인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고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있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 금리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천소라 KDI 전망총괄은 이날 ‘경제전망 수정’ 브리핑에서 “하반기 경기 반등의 주요한 요인이 중국 경제 회복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에서 감염병 확산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거나 중국 부동산 시장 하강이 경기에 파급되는 경우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제한되는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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