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英·伊 차세대 전투기 합작법인 거점 영국 검토…’일본 주도’ 후퇴?

아사히는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본사의 기능을 가진 영국이 개발의 중심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 정부 내에는 ‘일본 주도의 개발’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3개국 정부는 F2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차세대 전투기의 공동개발을 공식 발표했다. 2035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과 고성능 레이더를 가지고 무인기, 인공위성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제공권의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전투기 개발은 수조엔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 정부는 국내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일본 주도’를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안전 보장 관련 3개문서의 하나인 방위력정비계획에서도 ‘우리나라(일본) 주도를 실현하기 위해 개수(改修)의 자유나 높은 즉응성(即応性) 등을 실현하는 국내 생산·기술 기반을 확보한다’라고 명기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 영국에서 열린 3국 실무회담에서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안이 부상했다. 인력이나 기술을 3국에서 기져오는 방식으로는 기동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출자하는 회사로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 이탈리아 항공·방산업체 레오나르도사 등 3곳이다. 모두 각국에서 개발의 핵심이 되며, 출자비율이나 인선은 향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영국에 본사 기능을 두는 것은 법인세율이 낮은 것 외에도 전투기의 개발이나 수출 실적이 있는 것도 크다. 합작법인은 ‘개발의 사령탑’ 역할을 담당하고 일본도 요원을 파견한다. 합작법인 결성을 앞두고 일본 방위성은 연내 직원 몇 명을 영국에 상주시키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영국에 본사 기능을 두면 영국이 개발 주도권을 쥐게 되고, ‘일본 주도’가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있다” 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미쓰비시중공업이 최근 국산 최초 제트 여객기 ‘스페이스 제트’ 개발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 회사의 기술력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영국 주도 개발을 일부 공감하는 기류도 없진 않다.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의 방위 협력을 둘러싸고, 영국과 이탈리아의 국방장관이 오는 3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해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어서 차기 전투기에 대해서도 협의할 전망이다.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의 정식 명칭은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GCAP)’이다.

기체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영국 BAE시스템즈,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가 개발 주체다. 엔진 부분은 일본 IHI와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 대기업 롤스로이스가 중심이며 이탈리아에서 항공기 엔진을 다루는 아비오도 참여한다.

개발 비용의 부담은 일·영·이에서 각각 40·40·20 비율로 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향후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올해까지 투입한 개발예산은 관련 연구경비를 포함해 2012억엔이며, 2023년도의 예산안에는 1054억엔을 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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