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발표 중 “×재명 구속” 비난…이재명 “다시 읽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기 앞서 입장문을 읽던 중 자신을 겨냥한 보수층 추정 시민의 거센 비난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2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2차로 출석하면서 ‘한 달 새 3번이나 소환조사에 응하는데 어떤 심정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답을 대신하고자 준비해온 입장문을 옷 주머니에서 꺼냈다.

 

이어 입장문을 펴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모든 권력은…”이라 말하는 찰나, 이 대표의 주변에서 ‘×재명 구속, ×× 말아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보수층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으려던 이 대표는 입장문 읽기를 재차 시도하다 같은 말이 들리자 결국 고개를 돌려 그쪽을 잠시 쳐다봤다.

 

소리가 작아지자 이 대표는 “다시 하겠다”고 운을 뗀 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권력은 오직 국민만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국민의 고통을 해소하는 게 바로 국가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윤석열 정부가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고를 외면한 채 야권을 겨냥한 수사에만 힘을 쏟는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우리 경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경기 악화 직격탄을 국민에게 돌리며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급 빼고 물가와 금리 그리고 기름값 등이 오른다는 말과 함께 이 대표는 “‘이게 나라냐’는 의문이 들고 있다”면서, “민생에는 무심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서 정적 죽이기 전 정권 지우기 칼춤을 추는 동안에 곳곳에서 국민들의 곡소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수수 혐의 무죄 판결에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말을 언급하고는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쏟아붓는 수사력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50억클럽 수사에 쏟아 넣었다면 이런 결과, 결코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자기 잡을 시간에 전세사기범부터 잡고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 구하기에 힘을 쏟으라며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관련 검찰이 뚜렷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된 검찰 조사가 억울하고 괴롭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회(回)술레’ 같은 수치라고도 했다. 회술레란 과거 목을 벨 죄인 처형 전에 얼굴에 회칠을 한 후 사람들 앞에 내돌리던 일을 말한다. 포토라인에 선 채 터지는 플래시를 받아야 하는 자신의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며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계속해서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사 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손 놓고 있는 민생을 챙기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전쟁의 위험에서 평화를 지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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